BioPress
우한 고위험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 가능성Inside the Chinese lab poised to study world's most dangerous pathogens Cryranoski, 2017 Chinese researchers reveal draft genome of virus implicated in Wuhan pneumonia outbreak Cohen, 2020 Genomic characterisation and epidemiology of 2019 novel coronavirus: implications for virus origins and receptor binding Lu et al., 2020 일명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이미 지구 반대까지 확산한 만큼 바이러스의 정체를 규명과 대처가 시급하다. 아직 이렇다 할 논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공개한 실험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우한 폐렴이 정확히 무엇이고 확산 방식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관련 내용을 조사하던 중 2017년도 네이처 기사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우한 폐렴이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 일 수 있어 짚고 넘어가겠다. 2003년 사스 바이러스 사태 이후 중국 당국은 미래의 고위험 병원체에 대처하기 위해 고위험 병원체 연구소를 만들기로 하였다. 전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최고 위험 수준의 BSL-4 생물 실험실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 무려 7개의 실험실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하지만 막상 만들어 보려니 아직 중국은 이런 수준의 시설을 갖출 능력이 부족함을 보였고 14년이 지난 2017년에 들어서야 하나가 완성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게 바로 우한 국립 생물안전 연구소 (Wuhan National Biosafety Laboratory)이고 [출처] 개설 즉시 타국의 과학자들이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사스 문제가 한창일 때 베이징에 있던 당시 중국의 최고 생물 연구소에서 사스 바이러스가 여러 번 유출되어 큰 피해를 입힌 전력이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엄격한 감독하에 사스를 다뤘음에도 매번 문제를 일으킨 중국이 과연 관리가 느슨해질 평소에 고위험 병원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냥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아닐까..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각국의 과학자는 중국이 단순히 국가 과학력 수준을 과대 포장하기 위해 불필요한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 질타하였다. 중국은 그런 비난에 아랑곳 하지 않고 우한 국립 생물안전 연구소에서 사스 바이러스를 연구할 것이라 당당히 예고하였다. 그리고 이로부터 2년이 채 안 되는 지금 사스 바이러스 변종으로 알려진 신종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고 발원지는 공교롭게도 연구소에서 30km 떨어진 화난 수산시장이라 한다. 바이러스가 수산물을 통해 전파되었을 리가 없는데 왜 수산시장에서 발견되었는지 다들 의문을 갖고 있었는데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된 거면 말이 된다. 물론 이 모든 건 추론일 뿐 아직 유출에 대한 증거가 나온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2017년 네이처 기사가 네이처 사이트의 가장 핫한 페이지로 뜨고 있기에 조만간 여론의 관심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떡하든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해당 연구소에서 사스를 연구한 바 없다 잡아 때겠지만 연구소에 대한 관리를 다시 점검해 볼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일단 지금으로서 검증할 방법이 없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대한 의심을 뒤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어디까지 알려져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자료를 정리해 주 초에 올릴 계획이었지만 새로운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트윗 되다 보니 며칠만 기다려도 훨씬 높은 품질의 정보를 모으게 될 거라 기대하였다. 1월 30일이 된 지금은 이미 논문이 수십편 나온 상태라 많은 전문가들의 검증을 통과한 데이터를 추려내게 되었다. 중국 연구팀이 최초 감염자들을 조사해 결과를 보고한 논문 두 개가 어제 Lancet에 실렸는데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고 하나는 바이러스 확산 방식에 대한 고찰이다. 아직 바이러스 확산 초기인 지금 확산 특징에 대한 데이터로는 별로 의미가 없는듯하니 유전자 분석 결과만 살펴보겠다. 9명의 입원 환자들에게 폐포세척을 시행하였는데 쉽게 말해 기관지에 튜브를 넣고 물로 헹궈서 기관지에 붙어있는 균 같은 걸 채취하는 거다. 이렇게 채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생어 (Sanger)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 보았다. 최근 호주에서도 바이러스 배양을 해냈기 때문에 타국에서 발표한 비슷한 데이터도 많겠지만 위 논문 데이터의 유일성은 바이러스 샘플이 최초 감염자들이라 볼 수 있는 환자들에게서 직접 채취되었다는 것이다. 입원 환자 9명 중 8명이 바이러스 발원지라 알려진 화난 수산물 시장에 직접 다녀왔던 사람이며 나머지 한 명은 수산시장 인근 호텔에 투숙하였다. 9명의 환자는 우한에 있는 여러 병원에 흩어져 있었고 그래서인지 환자들에게서 추출한 바이러스 샘플의 표기 방식이 통일돼있지 않다. 표에 나오는 샘플이 10개인 이유는 한 환자의 경우 폐에서 바로 채취한 바이러스뿐 아니라 이를 다시 건강한 기관지 세포에 넣어 in vitro 배양시킨 후 추출한 샘플도 분석하였기 때문이다. 염기서열분석은 BGI 라는 중국 염기서열 분석 회사와 중국 질병관리본부에서 개별적으로 진행 후 비교되었다. 먼저 추출된 DNA 서열을 모두 읽어낸 다음 인간 게놈과 비교하여 환자의 DNA 서열을 다 제외하고 지금껏 알려진 다양한 기관지 바이러스 유전서열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종인 bat-SL-CoVC45와 굉장히 흡사함이 나타났다. 무려 87.23% 일치한다. 위 표는 유전 서열의 세부 부위끼리 얼마나 일치하는지 보여주는데 E 같은 경우 98.7% 일치 (같은 구간 단백질 서열은 100% 일치다)하는 반면 S는 75% 고작 일치율을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을 알아내기 위해선 차이가 많은 부위를 먼저 분석해 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bat-SL-CoVC45 역시 사스와 비슷한 종일 뿐 사스는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bat-SL-CoVC45는 87.23% 일치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는 79% 일치하고 메르스는 50%만 일치한다. 따라서 사스와 유사한 점이 많긴 하지만 결코 같지 않다. 21%의 차이가 이번 신종 코로나를 사스보다 더 위험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으나 무력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는 거다. 한데 9명의 환자가 모두 동일한 바이러스에 걸린 것일까? 약간씩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잔뜩 퍼져있는 건 아닐까? 바이러스 샘플을 서로 비교한 결과 99.98% 일치함이 나타났고 샘플마다 발견된 차이점은 위 그림에 표시되어 있다. 가장 위가 원본 서열로 생각되는 것이고 각 샘플에서 보인 차이들이 그 아래 나오는 식으로 예를 들어 WHO1 샘플의 경우 6943번째 염기가 A인데 대부분의 경우 이 염기는 C다. 염기서열의 길이가 몇만이 되는데 고작 몇 개 염기의 차이만 보이는 것을 볼 때 바이러스가 파생된 지 얼마 안 돼 종내에 다양성이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근데 아무리 파생된 지 얼마 안된 바이러스라도 여러 환자의 샘플이 거의 완전히 동일한 서열을 가지고 있는 게 좀 이상하다. 변이가 빠른 RNA 바이러스 같은 경우 각 염기가 돌연변이 할 확률이 일 년에 0.01~0.0001%나 된다. 바이러스 하나에 염기가 몇만은 족히 되니까 생긴 지 일 년만 지나도 여기저기 차이를 보인다는 거고 여러 환자의 바이러스 샘플을 보면 다양한 샘플이 나와야 한다. 이번 우한 폐렴 환자들이 모두 거의 완벽히 일치하는 서열의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볼 때 정말 아주 최근에 파생된 바이러스며 웬일인지 생겨나자마자 인구 밀접 지역에 출몰해 많은 사람을 감염시킨 것이다. 마침 돌연변이를 끝낸 바이러스를 보유한 야생동물이 마침 인간에게 잡혀 와 다른 지역은 문제없이 거치고 우한에 와서야 사람들을 감염시킨 것일까.. 갑작스러운 변종 바이러스 출몰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뉴스를 보니 박쥐, 박쥐 그러던데 박쥐가 퍼트린 거면 박쥐가 활발히 활동하는 계절에 퍼질 것이지 대부분 겨울잠을 자고 있을 한겨울에 퍼진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그럼 더욱 자세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위 데이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bat-SL-CoVZ45, 또 다른 사스 유사 바이러스인 bat-SLCoVZXC21, 그리고 사스와 메르스 유전 서열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팀은 우측에 보이는 Spike protein 이란 부분에 집중하였는데 유독 이 부분에서 차이가 크게 발견되기도 하였고 spike protein이 바이러스 전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바이러스가 타깃 세포에 안착하여 세포벽에 융합되는데 필요한 단백질이라 생각하면 된다. Spike protein 서열 일부를 비교하는 그래프다. 가장 위에 붉은색으로 표기된 SARS-CoV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서열이며 아래로 갈수록 염기서열에 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코로나바이러스 종이다. 5번째부터는 차이가 커서 사스라 부르지도 않고 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라 칭함을 볼 수 있고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상당히 내려가야 나타난다. 보시다시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spike protein의 여러 서열이 손실된 상태다. 이건 박쥐에게서 파생된 많은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도 나타내는 특징인데 사라진 서열의 위치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특이한 점은 분명 전체 유전자를 봤을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보다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더 흡사함에도 유독 spike protein 에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스 유사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사스를 닮았단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해당 단백질의 구조를 제시하였는데 앞으로 이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할 거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을 잘 이해하면 적절한 대처법을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논문이 나오고 얼마 안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 HIV ("에이즈 바이러스")를 삽입한 것이란 주장이 나와 많은 논란이 생겼다. 정식 학술 논문이 아니라 과학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에 올라온 건데 중국이 생화학 무기를 만들었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당 논문은 몇 가지 큰 오류를 보이고 있다. 일단 HIV와 일치한다는 서열의 길이가 너무 짧아 그냥 우연히 겹치는 의미 없는 서열일 가능성이 높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우연성 검사를 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또한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선 안 보이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서만 보이는 특징이란 주장도 잘못된 해석이다. 애초에 야생 코로나바이러스 샘플이 얼마 없어서 현재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몇몇 샘플에서 발견되지 않은 서열 특징이라고 야생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서열 특징이라 단정 지을 수 없다. 그 밖에도 지적할 문제들이 여럿 있고 논문 저자도 이를 인정하여 곧바로 논문을 회수한 상태인데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기사가 퍼지고 있다. 나도 연구소 유출에 관한 의혹으로 글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괜히 음모론자들의 편에 힘을 실어준 거 아닌가 걱정된다..
1 Comment
Containment
4/21/2020 03:26:22 pm
팬데믹 한가운데인 지금, SARS-CoV-2의 근원이나 감염 양상등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은 어떤가요?
Reply
Leave a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