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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학습한건 배우지 않아도 알고 있다 Piwi/PRG-1 Argonaute and TGF-B Mediate Transgenerational Learned Pathogenic Avoidance
Moore et al. 2019 Neuronal Small RNAs Control Behavior Transgenerationally Posner et al. 2019 현대의 교육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 정도 공부에 도가 트게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훈련을 받고 고등학교 때 엄청난 양의 공부들을 소화해내다 보면 온갖 요령들을 깨우쳐 뭐든 금방 배울 수 있게 된다. 성인이 돼서 많은 압박과 강요에서 해방됨과 동시에 머리가 퇴화하는 거 같긴 하지만 그동안 받은 훈련 덕에 할 수 있게 되는 게 많은 거 같다. 다른 종류의 압박을 느끼며 사는 지금 돌아보면 학창 시절 책과 씨름하던 기억들이 그래도 즐거웠다 싶지만, 막상 그때를 다시 살라 그러면 단호히 거절하겠다. 나같이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흔치 않겠으나 나는 공부의 고단함이 견딜 만하고 보상받는 학식과 성취감이 좋은 것이지 쫓기듯 공부하는 게 즐거운 건 아니니까.. 할 수만 있다면 공부의 과정을 생략하고 그 보상만 받고 싶은 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두 논문은 부모가 배운 것이 자녀에게 "유전"되기도 한다는 당찬 주장을 펼친다. 부모가 직접 어려움을 겪으며 터득한 지혜를 다음 세대부터는 본능적으로 알고 행동하게 된다니 놀라운 일이다. 마치 부모가 어려운 의사 공부를 다 해내면 다음 세대부턴 태어날 때부터 의사가 갖춰야 할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건데.. 물론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경험으로 만들어진 행동 패턴이 유전된다는 거 자체가 대단한 생물학적 발견이다. 원리를 잘 활용하여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은 어려운 공부의 단계를 생략할 수 있을지 한번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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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세포막은 그리 유동적이지 않다Cell Membranes Resist Flow
Shi 2018 중고등학교 생명과학에서 가르치는 유동 모자이크 막 모델에 대한 새로운 견해가 나왔다. 요즘은 어떻게 가르치나 모르겠지만 10여년 전 내가 배울 때만해도 샌드위치와 유동 모자이크 모델 중 어떤게 옳은지, 혹은 두 모델이 조금씩 옳은지 확실치 않으나 유동 모자이크 막 모델이 더 신빙성 있다고 가르쳤다. 유동 모자이크 모델을 지지하는 유명한 실험 결과들이 몇 있는데 이런 실험들에서 놓친 부분이 있다. 실제 세포막에는 인지질, 단백질, 콜레스테롤 그리고 보다 최근에 알게 된 당단백질, 탄수화물 사슬, 당지질 외에도 세포골격이 있어 세포막의 유동적 움직임을 제한하게 된다. 유동 모자이크 막 모델이 나온지도 거의 반백년이 됐다. 그동안의 발견들을 짚어보며 세포막에 대한 최신 논문을 살펴보자. 실시간 생체 정보를 알려주는 타투Body Art Gets Smart
Geisler 2018 Synthetic biology-based cellular biomedical tattoo for detection of hypercalcemia associated with cancer Tastanova et al. 2018 3D printing of living responsive materials and devices Liu et al. 2018 오늘 소개하는 글은 연구 논문이 아닌 짧은 리뷰 글이다. 지난 4월에 칼슘 수치에 따라 색이 변하는 타투에 대한 논문이 올라왔었는데 내가 포스팅을 쉬고 있던 터라 소개하지 못했었다. 그 논문을 비롯해 생체 정보를 나타내 주는 여러 스마트 타투 연구에 대한 정리가 나왔길래 오늘은 이에 대해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배고픔은 아픔을 잊게 한다A Neural Circuit for the Suppression of Pain by a Competing Need State
Alhadeff et al. 2018 영화를 보면 어렸을 때 배고프고 힘들게 자란 주인공이 깡다구 있고 터프한 먼치킨으로 성장하는 전개가 많다. 단순히 정신적인 고통에 단련돼 내면이 단단해지는 줄 알았는데 배고픔은 물리적 고통에 둔감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잘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몸이 좀 아파도 밥때를 몇 번 놓치면 배고프단 생각뿐 안 들고 일어나 먹을 것을 찾게 된다. 논문에서 다루는 아픔은 염증에 의한 것으로 제한됐지만 어쩌면 더 많은 것들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면역 세포를 피할 휴지기Quiescent tissue stem cells evade immune surveillance
Agudo et al. 2018 일전에 암이 살아남는 법으로 면역 세포를 기만할 비암호화 RNA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이번 논문도 암이 면역 세포의 감시를 피해 힘을 키우는 전략을 설명한다. 휴지기라는 성장이 정지한 상태를 유지한다는데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체세포 핵 치환 복제 원숭이Cloning Macaque Monkeys by Somatic Cell Nuclear Transfer
Liu et al. 2018 중국에서 결국 일을 냈다. 체세포를 통한 원숭이 복제에 성공하여 며칠 전 셀에 논문이 실렸다. 지금껏 포유류 복제는 있었지만 유인원 복제가 성공된 건 처음이다. 하려 하면 못할 건 없었지만 아무래도 유인원 복제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 복제라는 시선이 강하다 보니 회피해 왔다 본다. 실제로 체세포 핵 치환 기술로 원숭이를 복제하는 일은 미국의 미타리포브 박사가 20여년 전에 하던 일이었다. 이론적인 건 다 나온 상태지만 미국은 유인원을 이용한 연구를 금지한 상태라 손 놓고 있는 동안 중국에서 선수를 쳤다. 미타리포브 박사가 참 억울하게 됐는데 타임즈 인터뷰에선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논문에선 논란이 큰 인간 복제 가능성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유인원 복제를 통해 여러 질병 모델을 만들기 위함이다 설명하지만, 바보가 아니고서야 이 논문이 인간 복제의 첫걸음이란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조금 더 성숙한 시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 주지 못한 것이 원망스럽기도 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론 과학적 흥미를 자극하는 발표에 마음이 들뜬다. 그럼 복잡한 마음과 함께 이번 논문을 소개해 보겠다. CRISPR 유전자 가위를 넘어서다A method for the acute and rapid degradation of endogenous proteins
Clift et al. 2017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지난 몇 년간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생물학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정말 대단한 기술이기도 하지만 특허권 쟁취를 위한 MIT와 Berkeley의 흥미진진한 대립도 큰 이목을 끌었다. 특히 MIT 연구팀은 건너 건너 알았는데 미디어에 나오지 않은 씁쓸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참 많다. 어찌 됐건 많은 것을 가능케 해준 만능 기술이고 친구 중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마음 다해 숭배하는 애도 있다 (정말 모든 실험에 크리스퍼를 사용하고 크리스퍼 티셔츠도 이미 몇 벌 주문했다). 그런데 크리스퍼가 정말 만능인 건 아니다. 지금까진 단백질 발현을 조절하기 위해 해당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를 공격했었다. 이러면 앞으로 생성되는 단백질량은 바뀌지만 기존에 만들어 놨던 단백질들은 어찌할 수가 없다. 그냥 감지덕지 사용하고 있었는데 유전자가 아닌 단백질을 직접 공격하는 가위가 만들어져 이번 달 셀에 실렸다. 단시간에 특정 단백질들을 삭제해 버릴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단백질 가위라 소개됐는데 어떤 원리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세포 분열을 앞둔 염색체의 떨리는 준비Structural basis for a safety-belt mechanism that anchors condensin to chromosomes
Kschonsak et al., 2017 나는 경찰들과 친근한 편이다. 교통경찰들이 과하게 많은 대도시에서 자라나 한때는 경찰 공부를 했었고 지금도 알맞은 과속으로 출퇴근길에 경찰과 만남이 잦다. 그래서 그런지 교통 법규에 대해선 나름 철저한 편이고 (믿어줘..) 안전띠는 반드시 착용한다. 분열을 앞둔 세포도 안전띠를 맨다고 한다. 충분히 이해한다. 일단 분열이 시작되면 세포의 DNA는 모두 비활성화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세포를 통제하지 못한다. 분열 전에 모든 오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자동 분열 프로토콜을 시작해야만 한다.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앞두고 눈을 감고 손을 떼야 하니 안전띠는 두 겹 세 겹을 매두는게 현명하겠지. 논문에서 발견한 안전띠는 염색체에 둘려 있다. 분열 중 염색체의 응집이 흩어지면 DNA가 잘못 조각나거나 반반으로 정확히 나뉘지 않을 수 있고 그 결과는 좋아 봤자 세포의 죽음이다. 염색체의 응집을 단단히 고정하기 위한 안전띠가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착용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BAF가 일군 핵 재생성DNA cross-bridging shapes a single nucleus from a set of mitotic chromosomes
Samwer et al., 2017 생물학을 공부하다 보면 처음 배울 땐 아무 생각 없이 넘겼던 것들이 나중에 보니 신비롭고 모르는 것투성이란 걸 알게 된다. 세포 분열을 처음 배운 건 아마 중학교 때였다. 염색체가 이동하고 세포가 나뉘고 없어졌던 핵이 다시 생겨난다. 이후 십여 년간 이러한 과정들이 정확히 어떻게 이뤄지는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관심도 없었다. 그러면서 학부 때 교수님이 새로운 연구 주제를 제시하라 할 때 마다 이미 모든 게 밝혀져서 더 연구할 게 없다고 불평하곤 했지.. 세포 분열 과정 중 어떻게 핵이 마법처럼 사라졌다 다시 생겨나는지는 지금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다. 생각해 보라, 핵을 이루는 단백질들이 일제히 분산됐다가 적절한 시기에 퍼즐 조각 맞추듯 다시 모여 핵을 생성하지 않는가. 핵단백질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니고 염색체 몇 개쯤 빼먹고 일부 염색체만 핵안에 가둬버릴 법도 한데 결코 그런 아마추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참 신통하다. 예일대에 면접 보러 갔다가 면접관 교수님 중 한 분이 핵의 재생성에 대해 연구하시는 걸 알고서 부랴부랴 이 분야에 대해 공부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 글을 읽는 총명한 독자들은 미리미리 다양한 분야에 지식을 쌓아 그런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이 논문을 소개한다. CRISPR 유전자 가위로 고친 당뇨Engineered epidermal progenitor cells can correct diet-induced obesity and diabetes
Yue et al., 2017 이 세상엔 별별 사람들이 많다. 그중 가장 특이한 사람을 꼽으라면 똑같이 먹고 자고 싸는데 마른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늘어나는 체중으로 고심할 때 이들은 늘지 않는 체중에 고민한다. 그냥 마른 체질이란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CRISPR 유전자 가위로 피부 줄기세포를 조작하여 마른 체질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해온다. 연구에 사용된 실험쥐는 잘못된 식단으로 일어난 인슐린 불균형과 비만을 뛰어난 체질만으로 극복해 내고 건강한 생활을 하는 쥐처럼 날씬해졌다. 굳이 힘들게 노력할 필요 없이 체중 조절이 되고 당뇨가 생기지 않게 된다니 어째 비행의 유혹처럼 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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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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